▲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소비자경제신문=김정훈 기자] 네이버의 뉴스스탠드 서비스관련,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4월 선보인 뉴스스탠드 때문에 언론사별로 나날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기존 뉴스캐스트방식에서 뉴스스탠드로 시스템을 바꾼 것은 뉴스캐스트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 양산 환경을 조장했다는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스스탠드도 근본적인 개선책이 되지는 못 했다.
이용자들은 접근성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부 언론들은 트래픽 감소로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네이버 홈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지면서 언론사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크게는 90%까지 트래픽이 감소한 언론사도 생겨났다. 네이버가 메인화면 내 뉴스게재 방식을 바꾸자마자 해당 언론사 수익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온라인 뉴스 유통 서비스의 현황과 쟁점’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사실상 네이버가 도입한 뉴스스탠드에 대한 불만성토 현장이었다. 예상대로 참석한 언론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뉴스스탠드는 대다수 이용자들에게 매우 불편한 서비스”라고 평가했고 박상호 한국방송협회 연구원은 “뉴스 이용자에 대한 논의와 배려가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부국장은 “뉴스스탠드가 연성 뉴스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뉴스스탠드와 뉴스캐스트를 병행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네이버 측 대표로 참석한 유봉석 NHN 미디어 실장은 계속된 집중포화 속에서도 “뉴스 스탠드 이후 언론사들이 줄어든 뉴스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편집을 더 하고 있다”며 책임을 언론사에 돌렸다. 그는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개념으로 언론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개방된 목초지(네이버)에서 자기 이익만을 위해 더 많은 소를 풀어놓다 보면 결국은 풀이 말라 모든 소(언론사)가 굶어 죽게 되는 것처럼, 언론사 스스로 양질의 기사를 내보내기 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뉴스 스탠드 시스템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계속해서 그는 “뉴스스탠드에 대한 비판은 사실 뉴스스탠드의 문제라기보다는 언론사 홈페이지의 문제고 온라인 저널리즘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뉴스캐스트도 마찬가지지만 단일 서비스 모델이 모든 가치를 담을 수는 없다”면서, “트래픽이 줄어들어서 선정적인 편집을 하게 됐다는 비판이 있는데 트래픽 많아지면 더 많은 트래픽 받기 위해 더욱 선정적인 편집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대언론사들의 네이버 견제...속내는?
연일 네이버 뉴스 관련 이슈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거대언론사들도 네이버에 대해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거대언론사들은 네이버가 IT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수많은 네이버 비판뉴스를 생산해내고 있다. 원론적으로는 IT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네이버에 대한 비판이라지만 일각에서는 자신들보다 큰 언론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한 일종의 견제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언론사 트래픽과 이용자 접근성 감소에 대한 지적도 잘 알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는 언론사들이 생산하는데 유통업체인 네이버가 자신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조･중･동은 연합뉴스와 전재료 계약을 하면서 네이버에 뉴스공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연합뉴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전재계약을 끊었다. 문제가 불거진 표면적인 이유는 전재료가 비싸다는 것이지만, 신문사들은 포털사이트에서 뉴스의 대부분이 소비되는 상황에서 연합뉴스가 네이버에 기사를 공급해 회원사들과 직접 경쟁을 벌이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최근에는 연합뉴스가 네이버에 뉴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일기도 했다.
계속된 언론사들의 집중공격 속에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월 29일 네이버 상생방안 발표회장에서 “언론과의 상생 방안은 현재 네이버가 고민하고 있고 핵심적인 사안이라 아직 공개할 만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준비가 되는대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그는 뉴스스탠드 개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언론사의 아이콘을 보여주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시켜 주는 것은 뉴스스탠드만의 장점”이라며, “언론사 트래픽과 이용자 접근성 감소에 대한 지적도 잘 알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언론사들의 네이버에 대한 견제에는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뉴스스탠드의 영향력이 그리 커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뉴스를 소비하는 인터넷 트래픽이 많은 부분 모바일로 넘어갔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모바일에서는 뉴스스탠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네이버에 대한 비판 내용은 대부분 네이버의 ‘경쟁 사업자’의 시각에서 제기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털·검색엔진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특정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포털·검색엔진에 대한 규제 정책이 입안·집행되는 잘못을 범하지 않으려면 ‘경쟁법의 목표는 경쟁 사업자에 대한 보호가 아니라 경쟁 과정에 대한 보호를 통한 소비자 복지의 증대에 있다’는 원칙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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