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김수정 기자] 허씨(남, 56)는 지난해 등산코스를 오르던 중 등산스틱이 부러지는 바람에 넘어져 찰과상과 근육통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했다. 사용횟수도 몇 번되지 않은 유명브랜드 상품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판매되는 등산스틱 중 두랄루민 재질이며서 손잡이가 일자형인 3단 길이조절 제품을 대상으로 길이조절부 압축 강도, 손목걸이 하중 강도, 편심하중 강도, 무게, 길이 등을 시험·평가 했다. 시험 결과 비싼 가격의 유명 브랜드 제품이 비교적 저렴한 제품 보다 품질 측면에 떨어졌다.

시험대상 브래드(제품)는 ▲휴몬트(HB-330), ▲코베아(스톰홀드 3단), ▲네파(스피드업 라이트), ▲컴퍼델(울트라라이트폼AS라이트), ▲케이투(초경량 두랄루민 스틱), ▲밀레(인피니티 3단 스틱), ▲블랙다이아몬드(트레일 샥 폴),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코오롱스포츠(FLY 160), ▲노스페이스(NFN92C03), ▲라푸마(AIRLTE II), ▲블랙야크(선샤인 스틱) 12개다.

조사대상 제품 중 레키와 네파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레키 제품은 길이조절부 압축강도(3215N), 손목걸이 하중강도(1715N)가 조사대상 제품 중 가장 컸고, 편심하중 강도는 283N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무게는 246g으로 3번째로 무거웠고, 가격은 개당 6만450원(2개 1세트 12만900원)으로 5번째로 비쌌다.

네파 제품은 가격(4만8300원/개)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손목걸이하중 강도(1455N), 편심하중 강도(304N)가 큰 편이었고,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820N으로 보통 수준이었으며, 무게 역시 211g으로 보통이었다. 단, 해당 제품은 현재 생산이 중단돼 재고 소진 중이다.

반면 노스페이스, 라푸마, 블랙야크 제품은 레키 제품 대비 가격은 만원 정도 더 비쌌지만 핵심 항목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노스페이스 제품은 레키 제품 보다 9850원 더 비싼데도 불구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약 1/5수준, 편심하중강도는 90% 수준,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약 79% 수준에 불과했으며, 블랙야크 제품 역시 레키 제품 대비 1만850원 비쌌지만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약 30%수준, 편심하중강도는 90%수준,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약 66% 수준에 그쳤다.

가격이 저렴한 코베아 제품(3만7680원)의 경우 편심하중강도 측면에서 품질이 다소 떨어졌다.

최근 등산스틱 부러짐, 길이조절부 불량과 같은 등산스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1372 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건수는 2011년 13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에도 불구 국내에는 현재 등산스틱과 관련된 안전기준이나 규격이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제품안전협회가 등산스틱의 안전 관련 기준을 제정, 운영하면서 사업자가 요청할 경우 그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대해 SG마크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 SG기준은 길이조절부 압축강도 300N이상, 편심하중강도 400N 이상, 손목걸이하중강도 350N 이상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기술표준원에 관련 기준 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