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에 대해 대리점에 제품구매를 강제하고 대형유통업체 파견사원 임금을 전가한 혐의(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23억원을 부과했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의 조사결과, 밀어내기가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밀어내기한 품목은 전체 71개 중 26종으로, ‘3번 더 좋은 우유’, ‘맛있는우유 GT’, ‘불가리스’, ‘이오’, ‘프렌치카페 컵’ 등이다. 남양유업은 이 품목들을 지난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35개 분유대리점을 제외한 1849개 대리점에 강제 할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전체 대리점 공급량의 20∼30% 수준의 물량을 유통기한 임박제품, 대리점이 주문하지 않거나 취급하지 않은 제품 등을 강제할당·임의공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고병희 공정위 서울사무소 경쟁과장은 “제품의 수요예측 실패 등에 따라 발생한 초과생산량의 재고부담을 대리점에 전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밀어내기 과정에서 본사는 대리점주 몰래 전산 프로그램의 주문량을 수정하고, 반품율을 0.93%로 엄격히 제한해 판품은 거의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실제 피해대리점주들은 그간 본사가 ‘팜스21’이라는 전산프로그램에 대리점주가 입력한 주문량을 볼 수 없도록 해 주문량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본사가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남양유업은 대형마트에 파견하는 판촉사원의 임금을 50%이상 부담하게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조사를 통해 지난해 남양유업이 397명의 진열판촉사원을 대형마트에 파견하면서 판촉사원 급여의 63%를 대리점에 전가한 것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전체 54억원의 급여 중 본사부담은 20억원에 불과했다.
한편 공정위는 남양유업 법인에 대해 검찰 고발 조치와 함께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위법행위의 중대성 및 경쟁질서를 현저하게 저해하는 점 등을 감안, 검찰 수사결과 검토 뒤 추가 고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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