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 냉 간 가 공  

15. 1. 1. 응력 -변형 거동  

금속 재료는 완전 탄성체의 고무와 완전 소성체의 점토 사이에 있는 변형성을 갖고 있으며, 이 변형성은 재료의 종류와 전처리 과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들 탄성 변형과 소성 변형은 인장 또는 굽힘 시험 등을 통하여 얻을 수 있다. 일례로 Pb를 굽힘 시험하면 거의 탄성 변형을 일으키지 않고 소성 변형되며, 반대로 스프링강이나 고강도 Al 판은 소성 변형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정도의 탄성 변형을 나타낸다. 똑같은 Al 판일지라도 연한 상태, 예를 들어 400℃에서 풀림 처리한 경우에는 탄성 값은 휠씬 적어지며 열처리하기 이전보다 작은 하중에서 이미 소성 변형이 시작된다. 이 밖에도 재료는 소성 변형과 탄성 변형을 동시에 나타내기도 한다.  

금속의 탄성 변형은 특히 구조물에서 중요하며, 반면에 소성 변형은 금속을 가공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구조물을 설계하는 설계자는 예상되는 최대 하중에서도 구조물이 탄성영역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러 하중 상태 (예 ; 인장, 압축, 굽힘, 비틀림)에서의 재료 특성에 대한 자료, 즉 재료 시험이 요구된다.  
재료 시험에서는 여러 세기의 하중을 온도에 따라 일정하게 혹은 불규칙하게 작용시킨다.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작용하는 하중 시험으로는 장시간 작용하는 하중 상태에서의 재료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재료 시험에서는 하중 작용 시간에 대해서도 표준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온에서 단시간에 행하는 인장 시험이 널리 이용되고 있는 형편이다.  
본 절에서 나타낸 금속의 소성 변형 거동은 주로 인장 거동의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인장 시험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기계적 성질에 대한 용어도 본 절에서 나타내었다.

그림 15-2. 인장시험은 이동하는 crosshead에 의해서일방향 하중이 시편에 가해진다.

인장 시험은 정적인 하중 또는 서서히 가해지는 하중에 대한 재료의 저항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개략적인 인장 시험 장치를 그림 15-2에 나타냈다. 전형적인 시험편 치수는 직경 0.505in, 표점거리 2in 이다. 시험편을 그림과 같이 시험 장치에 부착하고 하중(荷重,load)이라고 부르는 힘 P를 가해 주면 시험편이 연신되기 시작한다. 여기서 하중을 시험편의 초기 단면적으로 나누었을 때의 응력을 공칭 응력(engineering stress)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공칭 변형(engineering strain)은 시험편의 길이 변화량을 초기 시험편의 길이로 나눈 값으로 정의된다. 
즉 ,

여기서 A 0 는 시험편의 초기 단면적, l 0 는 초기 표점거리, 그리고 l 은 시험후 늘어난 표점거리이다. 표 15-1은 Al합금 봉상 시험편의 인장 시험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서 표 15-1에 기록된 응력과 변형은 공칭 응력과 공칭 변형이다.

표 15-1. 직경 0.505in Al 합금 봉상 시험편의 인장 시험 결과

그림 15-3. 표 15-1에 나타낸 Al합금에 대한 응력-변형 곡선

한편, 그림 15-3은 표 15-1의 인장 시험 결과를 도시한 응력-변형 곡선을 나타낸 것으로서, 각 단계에 따른 원자 배열의 변화 상태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표 15-1로부터 알 수 있듯이 시험편의 초기 단면적은 일정하기 때문에 공칭 응력은 하중에 비례하여 변화된다.

또한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공칭 응력-공칭 변형 곡선은 최대점을 지난 후 파괴에 이르는데, 이 최대점이 바로 최대 인장 강도(ultimate tensile strength), 또는 단순히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의 정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장 시험 도중의 시험편 단면적은 점차 감소한다. 따라서 응력을 계산할 때 초기 단면적 A0보다는 실제의 단면적 A를 채용하는 것이 더욱 합당하리라 생각된다.

이것이 진응력(true stress)의 정의가 되는 것이고, 이 진응력은 진변형에 대해서만 도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진응력과 진변형은 다음의 식으로 나타내진다.

여기서 A는 인장 시험 도중의 실제 단면적이, ,는 necking이 일어난 후에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림 15-4. 진응력-진변형 곡선과 공칭 응력-공칭 변형 곡선의 비교

그림 15-4는 공칭 응력-공칭 변형 곡선과 진응력-진변형 곡선을 비교하여 나타낸 것으로서, 진응력-진변형 곡선에서는 최대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15. 1. 2. 인장 성질

가. 항복점(yield point)

항복점에는 상부항복점과 하부항복점의 2가지가 있다. 이것은 주로 저탄소강에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서,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일반적으로 항복점이라 함은 하부 항복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림 15-5 (a) 회주철의 0.2% offset 항복강도, (b) 저탄소강의 상부 및 하부 항복점

나. 항복 강도(yield strength)
항복 강도란 소성 변형, 즉 슬립(slip)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응력을 말한다. 따라서, 항복 강도는 그 재료의 탄성 변형과 소성 변형을 구분하는 응력으로 간주된다.

한편, 여러 가지 재료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응력-변형 곡선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즉, 위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이 저탄소강에서는 항복점이 뚜렷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금속 재료의 응력-변형 거동은 그림 15-5의 (a)에 나타낸 바와 같은 모양의 응력-변형 곡선을 나타낸다. 즉, 항복점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항복점을 결정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항복점이 명료하지 않은 재료에서 항복점의 대용으로 사용되는 값이 항복강동이다. 항복 강도를 결정하는 방법은 그림 15-5의 (a)에서 볼 수 있듯이 0.2 % 변형에서 곡선의 탄성 영역의 기울기에 평행하게 직선을 그릴 때 곡선과 만난 점이 항복 강도이다. 이것을 0.2% offset 항복 강도라고 하고, σ 0.2 로 표시한다.

이렇게 결정할 수 있는 근거는 비록 0.2% 정도의 영구 변형이 일어났다 할지라고 그 변형량은 실제로 미미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되는 부품 또는 구조재의 성능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에 입각한 것이다.

다. 인장 강도(tensile strength)

라. 항복비(yield ratio)
항복점을 인장 강도로 나눈 값을 말한다.

마. 탄성 계수(modulus of elasticity or Young`s modulus) 탄성 계수란 응력-변형 곡선에서 탄성 영역의 기울기를 말한다. 

................. (15.5)

탄성 계수는 그 재료의 원자 결합력에 밀접하게 관련된다. 따라서 용융점이 높은 금속일수록 일반적으로 탄성 계수가 크다. 또한 탄성 계수란 재료의 강성(剛性, stiffness)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바. 연성(ductility)
연성이란 재료가 파괴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변형량을 말한다. 연성을 나타내는 척도에는 다음과 같이 2가지가 있다.

1) 연신율(elongation) : 시편이 파괴될 때까지의 총 변형을 말한다. 즉,

................. (15.6)

여기서 L f 는 파단시의 표점 거리를 의미한다.

2) 단면 수축율(reduction of area) : 인장 시험 후와 인장 시험 전의 단면적 변화량을 초기 단면적으로 나눈 값이다. 즉,

................. (15.7)

여기서 A f 는 파단시의 시편 단면적을 나타내는 것이다.

15. 1. 3. 슬립계

탄성 변형에서는 원자가 원래의 위치를 짧은 거리만큼 떠나 있다가 하중이 제거되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반면에, 소성 변형에서는 원자가 상당한 거리를 옮겨가므로 하중을 제거한 후에도 원래의 상태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로 되는데, 이를 슬립(slip)이라 한다. 슬립과 소성 변형과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으로 단결정(single crystal)금속에 대하여 조사해 보고자 한다.

대부분의 금속은 적절한 방법을 이용하여 금속 용액으로부터 결정립계가 없는 수(數)㎝ 크기의 단결정을 만들 수 있다. 전혀 가공되지 않은 Al 단결정은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연해서 쉽게 변형시킬 수 있으나, 이렇게 변형된 단결정을 다시 원래 상태대로 펴기 위해서는 많은 힘이 요구된다. 즉, 가공에 의해서 결정은 소성 변형되어 경화되었기 때문이다.

금속의 소성 변형을 흔히 밀가루 반죽하는 것과 자주 비교하지만 이는 적절하지 않다.

밀가루는 반죽시에 개개의 알갱이가 자유롭게 서로 섞여 지나치지만, 금속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용융 상태에서만 가능하고 고체 금속, 즉 결정에서는 소수의 슬립면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단결정을 변형시키면 그림 15-7에서 나타낸 바와 같이 표면부에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는 계단 모양의 단이 형성된다. 이는 곧 소성 변형시 결정들은 슬립면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대한 결정립을 갖는 조직에서도 단결정과 같이 슬립선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슬립면 또는 슬립 계단의 형태로 나타나는 조직의 이동은 원자간의 결합을 분리하는데에 필요한 힘이 원자면에 변형을 일으키는 데에 필요한 힘보다 휠씬 크므로 결정이 파단하기 전에 원자면을 따라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끄러짐을 슬립(slip),슬립이 일어나는 원자면을 슬립면(slip plane), 그 방향을 슬립 방향(slip direction), 슬립면과 슬립 방향의 조합을 슬립계(slip system)라 한다. 더욱 자세한 것은 후에 언급할 “전위” 항에서 설명하겠다. 결정 격자 중에는 여러 가지의 원자면이 존재하나, 그 중에서 어느 원자면에서 어느 방향으로 슬립을 일으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결정 격자 중에서 원자 밀도가 최대인 면일수록 면간 거리는 커지고, 이러한 원자면 사이에서 상대적인 변형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그림 15-7. 단결정의 소성변형 과정
(a) 변형안된상태 (b) 변형된 상태 (c) Zn 단결정의 변형된 사진

또, 원자간 거리가 작은 방향에서는 원자 상호간의 결합이 강하므로 떨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슬립은 원자 밀도가 최대인 면에서 원자 밀도가 최대인 방향으로 일어나고(on the most densely packed planes and in the most densely packed directions), 그 조합은 다음과 같이 된다.

표 15-2. 슬립면, 슬립방향 조합

한편, 그림 15-8은 HCP, FCC 및 BCC 결정의 슬립면, 슬립 방향 그리고 슬립계를 도시하여 나타낸 것이다.

그림 15-8. HCP, FCC, BCC 구조의 슬립면, 슬립방향 및 슬립계

15. 1. 4. 슬립 기구

그림 15-9는 슬립 기구를 간단화 시켜서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기구에 기초하여 금속의 강도를 계산하면 대략 G/6의 값을 갖는다. 그러나 실제 금속들의 강도는 이 값보다 휠씬 작은 값을 나타내므로 그림 15-9에 나타낸 기구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또 다른 기구에 의해서 슬립이 일어나야만 한다. 실제로 부가적인 슬립 기구에는 전위 이동을 포함한다. 

그림 15-10은 전위 이동에 의한 슬립 기구를 나타낸 것이다. 이 기구에 의하면 한번에 단지 몇 개의 원자만이 낮은 에너지의 위치로 이동하면 되므로, 그림 15-9에서처럼 동시에 모든 원자가 이동해야만 하는 경우에 비해서 슬립을 일으키는 데에 훨씬 작은 응력이 필요하게 된다.

그림 15-9. 가정된 슬립기구, 실제로 금속은 이 기구가 나타내는 전단응력보다 더 작은 응력으로 변형된다.
 

그림 15-10. 전위에 의한 슬립. 이 모델에서는 한번에 몇 개의 원자만이 이동하면 되므로, 그림 15-9에서 나타낸 기구보다는 낮은 응력으로 슬립을 일으킬 수 있다.

15. 1. 5. 단결정의 변형

단결정의 변형이란 특정한 원자면 상에서 특정한 방향으로 작용하여 슬립이 일어나는 것이므로,가해지는 외력을 이 방향의 분력으로 분해하여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그림 15-11과 같은 원주상의 단결정에 인장력이 가하여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단결정의 내부에 있는 하나의 슬립면이 P이고 그 내면에 있는 슬립 방향을 S라 한다. 외력의 크기를 F, 슬립면의 법선과 인장축이 이루는 각을 φ, 슬립 방향과 인장축이 이루는 각을 λ 하 하면 슬립 방향으로의 분해력은 Fcos λ, 또 슬립면 P의 면적은 A/cos φ 이므로, 이 면 위에서 슬립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전단 응력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된다.

................ (15.8)

외력이 증가하여 이 값이 어느 임계치를 넘으면 이 면에서 드디어 일어나게 된다. 이 때의 전단 응력값을 임계 분해 전단 응력(critical resolved shear stress)이라 부르며, CRSS 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

슬립계는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가 있으므로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어느 슬립계에서도 같은 관계가 성립하나, 그 중에서 인장축과의 기하학적인 관계에서 cos φ cos λ 의 값이 가장 큰 슬립계가 먼저 임계치에 달하여 슬립을 일으킨다.

외력이 더욱 커지면 다른 슬립계에서도 슬립을 일으킨다. 이것이 2중 슬립이다. cos φ cos λ의 값은 단결정의 슬립을 생각하는 데에 중요한 인자이며, 이것을 Schmid인자(Schmid factor)라 부른다.

그림 15-12. 임계전단응력에 대한 이종원자의 영향 (Zn에 Cd는 고용하나, Sn은 고용하지 않음)

임계 전단 응력의 값은 온도에 따라 변화한다. 즉, 실온 이상의 온도 범위에서는 거의 일정하나 저온이 되면 온도의 강하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또 CRSS는 금속의 순도, 즉 불순물 원자의 양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그림 15-1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종(異鐘) 원자량이 증가하면 임계 전단 응력은 증가하고, 이종 원자가 기지에 고용될 때가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Au와 Ag는 원자 반경이 거의 같고 어떠한 비율로도 고용체를 만드는데 이 합금은 50 : 50 에 가까운 조성인 때 임계 전단 응력은 최대에 가까운 값을 나타낸다.

15. 1. 6. 다결정의 변형

가. 다결정의 가공 경화

밀가루 반죽처럼 연하던 단결정이 가공된 후 아주 단단해지는 것과 같이 소성 변형을 통하여 금속은 경화되는 현상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다결정 금속에서의 가공 경화는 단결정에서보다 훨씬 크며 결정립이 미세할수록 경화 현상은 더욱 커진다. 그 이유로는 결정립에서 슬립면의 방향이 변하여 인접한 결정립들은 서로의 슬립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다결정 재료는 단결정 재료에 비해 소성 가공성은 적은 반면 강도는 휠씬 크다. 조대한 결정립을 갖는 재료는 단결정 재료와 미세한 결정립 조직을 갖는 재료의 중간정도의 특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곧 조대한 조직의 결정은 전위의 슬립을 방해하는 정도가 약하여 같은 재료일지라도 조대한 조직은 미세한 조직보다 적은 강도 값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재료의 가공 소재는 가능한 한 미세한 조직을 갖도록 하므로써 높은 강도를 갖게 하고, 또한 디프 드로잉(deep drawing)과 같은 가공에서는 거친 표면의 형성을 억제한다. 그러나 미세한 결정립이 언제나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냉간 압연의 경우 가능한 가공이 용이하도록 중간 정도 크기의 결정립을 요구한다. 압축의 경우 미세한 조직은 압축 압력이 뚜렷이 상승하므로 Al 합금의 경우 0.2 ~ 0.8 ㎜ 의 직경을 갖는 중간 정도의 조직을 원하고 있다.
 

나. 집합 조직

압연이나 인발 등의 가공을 거친 재료는 비록 조직은 미세하나 소위 집합 조직을 갖는 경우가 있다.

어떤 조직의 결정이 불규칙하게 정렬되지 않고 조직 전반에 걸쳐 비슷하거나 똑 같은 방항성을 갖고 정렬되어 있는 조직을 집합 조직 (texture)이라 한다. 그림 15-13은 인발 및 압연재에 나타나는 이방성(anisotropy)을 도식적으로 표시한다. 냉간 가공으로 생긴 집합 조직을 변형 집합 조직 또는 가공 집합 조직(deformation texture)이라 하고,인발 가공 등으로 철사 등에 형성되는 1차원적인 집합 조직을 특히 섬유 집합 조직(fiber texture)이라 부른다. 이 밖에도 재결정으로 얻어진 집합 조직을 재결정 집합 조직(recrystallization texture, annealing texture), 주조시 형성된 집합 조직을 주조 집합 조직-열방출 방향과 평행하게 나타남-이라 한다.

그림 15-13. 이방성 거동
 

다. 격자 결합

금속에서 결정 격자 내에 결함이 없다면 그 재료는 전혀 소성 가공할 수 없게 되어 사용이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금속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격자 결함에 대하여 충분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격자 결함으로는 공공, 침입형 및 치환형 원자, 전위 및 결정립계 등이 있다.
 

1) 점결함 (point defect)

점결함은 한 개의 원자 또는 몇 개의 원자 범위에 걸친 격자의 국부적인 흐트러짐이다. 점결함의 종류를 그림15-14에 나타냈는데, 이러한 결함들은 원자가 이동할 만한 열에너지를 얻었을 때나 또는 가공시에 형성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위적으로 합금을 만들기 위하여 첨가된 합금 원소(alloying element)로서 도입되기도 한다.

그림 15-14. 점결함
 

a) 공공 (vacancy)

공공이란 금속 격자 내의 정상적인 격자점에서 원자가 비어 있는 자리를 말한다. 이러한 공공은 냉간 가공이나 가열에 의해 형성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후자의 열적으로 형성되는 공공이다. 즉, 상온에서 공공의 수는 매우 적어서 10 12 개의 격자점 당 1개의 공공이 존재하지만,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아래의 식과 같이 지수적으로 증가해서 용융점 바로 아래의 온도에서는 약 10 3 개의 격자점 당 1개의 공공이 존재한다.

............................ ( 15.9 )

여기서, n v : 1㎤ 당 공공수
n : 1㎤ 당 격자점의 수
Q : 1개의 공공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cal/mole)
R : 기체 상수(1.987 cal/mole . K )
T : 절대 온도(K)

한편, 냉간 가공에 의해 형성된 공공은 파단시 순식간에 사라지나 (결정립계 등에 흡수된다) 열적으로 형형 상태에 있는 공결함은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공공은 고체 금속에서 확산(擴散,diffusion)으로 표현되는 원자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현상에 대하여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수많은 자동차들이 꽉차 있는 주차장에서는 어느 자동차도 움직일 수가 없다. 하지만 한 대의 자리가 비어 있다면, 그 옆의 차를 빈자리로 옮기고 새로 생긴 빈자리에 그 옆차를 옮겨 세우는 식으로 해서 계속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금속 격자에서의 공공도 이와 비슷한 경우로 격자내에 금속 원자의 이동(확산)을 가능하게 한다. 확산은 석출 경화형 합금의 용체화 처리나,소재의 고온 가열시 용질 원자를 결정 내에 균일하게 분포시키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며, 이는 공공을 통하여 이동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림 15-15)

b) 용질 원자

고용체에서 용질 원자는 그림15-14의 (c)와 (d)처럼 용매 금속의 격자점 중의 원자와 치환하거나 , (b)에서처럼 용매 금속의 격자점 사이에 침입하여 존재한다. 전자의 것을 치환형 원자(置換型 原子, substitutional atom)라 하고, 후자의 것을 침입형 원자(侵入形 原子,interstitial atom)라 한다. 용질 원자가 어떻게 고용되는가 하는 것은 용매 원자와 용질 원자 사이의 크기 차이에 의해 결정되며, 이 밖에도 두 원소간의 화학적 친화력은 용질 원자의 석출 경향에 영향을 미친다.

2) 전위

전위(轉位,dislocation)는 결정을 갖는 재료가 소성 변형을 하는데 있어서 기본 요소이다. 그림 15-16에 소성 변형에 따른 전위의 생성과 이동을 도시하였다. 그림 15-16에 도시한 평면상의 원자 배열은 실제의 금속 결정에서는 지면(紙面)에 수직한 방향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위의 연속을 전위선(dislocation line)이라 하며, 그림 15-17은 이것을 3차원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15-16. 전단변형에 따른 칼날전위와 원자의 이동 (a : 원자간 거리)

그림 15-17. 칼날전위, ┴.

전위에는 여러 형태가 있으며, 이중 대표적인 2가지의 전위를 그림 15-18과 15-19에 나타냈다. 그림 15-18에서 보면 완전 결정(a)를 반쯤 절단하고 한 원자 간격만큼 전단 시켰을 때, 전단이 일어나는 선이 나선 전위(screw dislocation)이다.

그림 15-18에 보인 바와 같이 결정격자 중에 한 원자간 거리의 단계로 전위 주위에 회로를 만든다. 전위가 없을 때의 회로와 같은 수의 단계를 사용하여 회로를 만들면 최후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이 부분을 맞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벡터를 버거스 벡터(Burgers vector)라 부르며 보통 b로 표시한다. Burgers vector의 크기 b가 클수록 전위 주위의 변형량도 커지므로 b를 전위의 강도라고도 한다.
한편, 그림에서 보면 나선 전위에서는 버거스 벡터와 전위선이 평행한 관계를 갖는다. 그림 15-19는 또 한 형태의 전위인 칼날 전위(edge dislocation)를 나타낸 것으로서, 완전 결정(a)를 절단하고, 잉여 원자면을 (b)와 같이 윗부분에 삽입했을 때 잉여 원자면의 아래 단이 칼날 전위가 된다. 칼날 전위에서는 버거스 벡터와 전위선이 수직한 관계를 갖는다.
그림 15-17 에서 칼날 전위의 주변에 있는 원자 배열은 그림 15-19의 (c)의 순간과 같으며, 슬립면보다 위쪽에 여분의 원자면이 있는 때를 의 기호로 표시하고, 반대로 슬립면보다 위쪽에 여분의 원자면이 있는 때를 의 기호로 표시한다.

그림 15-20 칼날전위와 나선전위에 전단력이 작용할 때 결정이 소성변형되는 과정 그림 1-20은 칼날 전위와 나선 전위에 전단력이 가해졌을 때 전위가 이동하여 결국 결정의 외부에 단(段)을 형성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상태가 소성 변형된 상태이다.

① 전위의 역할

각각의 전위선은 수백 혹은 수천 개가 넘는 인접 원자를 거쳐 퍼져 있다. 냉간 가공된 금속 단면을 보면 1㎠ 당 약 1010 ~ 1012개의 전위선이, 그리고 주조 상태의 금속에서는 108개의 전위선이 있으며 짤리게 된다. 이는 주조 상태의 경우 변의 길이가 1㎜ 를 갖는 정육면체 안에 1㎞ 의 전위선이 있으며,이들 전위선의 간격은 대략 1 ㎛ 정도가 되고 있음을 말한다.
그림 15-21에 소성 가공후 어닐링 처리한 Ni결정에서 투과 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으로 관찰한 전위선을 나타냈다. 이러한 전위는 소성 가공시에 3가지 형태로 작용한다. 즉, 슬립면을 따라 이동하는 전위로 소성 변형을 가능하게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소성변형 중에 새로운 전위가 형성되어 이들 전위의 상호 작용에 따른 전위의 뒤엉킴(entanglement)현상에 의하여 변형을 점점 어렵게 하므로써 재료를 강화시킨다.

금속에서 어느 정도 이상 냉간 가공이 진행되면 슬립면 이외에도 결정립내에 전위가 집적되어 그림 15-22와 같은 셀 구조(cell structure)를 이룬다. 그 슬립면이나 결정립내에 벌집 모양으로 집적된 이들 전위는 가공된 격자에 그대로 존재하면서 격자를 심하게 왜곡시켜 재료를 경화시킨다.

한편 전위의 이동은 결정 격자에 존재하는 용질 원자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지금까지는 전위의 형성과 역할에 대해서 기본적인 것만을 언급하였으며, 전위와 용질 원자 또는 석출물과의 상호 작용 등에 관하여는 강화 기구를 참고하기 바란다.
 

15. 1. 7. 냉간 가공의 특징

가. 최종 형상으로 성형함과 동시에 금속을 강화시킬 수 있다.

나. 깨끗한 표면 상태를 얻을 수 있다.

다. 소형 부품을 대량으로 제조하는 데에는 경제적인 방법이나, 대형 부품에서는 가공량이 제한받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무리하게 소성 변형시키면 가공시에 파괴되는 수도 있다. 특히 Mg(HCP)과 같이 상온에서 매우 취약한 금속에서도 그 경향이 더욱 현저하다.

라. 냉간 가공하면 연성, 전기 전도도 및 내식성이 나빠진다. 그러나 전기 전도도를 감소시키는 정도는 고용체 강화와 같은 다른 강화 방법과 비교하면 매우 적으므로 전력 수송용동선(copper wire)을 강화시키는 데에 매우 유용하게 이용된다.(그림 15-23)

마. 냉간 가공에 의해서 잔류 응력(residual stress)이 도입되고, 재료의 이방성이 생긴다.

그림 15-23. 냉간가공에 의한 강화와 Zn의 고용강화에 의한 Cu의 강하 거동 비교. 냉간가공은 전기전도도를 크게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강화효과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