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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선거 판세를 세밀하게 읽어낼 수 있는 첨단GIS(지리정보시스템) 기술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GIS는 지리 및 지리정보 데이터를 분석, 가공해 선거, 토지, 자원, 환경, 교통, 국방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주)선도소프트(www.sundosoft.com), GIS 유나이티드 등 GIS 업계 관계자들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각 후보 측이 GIS 기술을 이용할 경우 지역마다 유권자 성향을 쉽게 파악하여 선거 전략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는 작년 6월 서울시장 선거의 연장선에서 치러지므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간의 표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성향을 바탕으로 우세, 열세, 박빙 지역으로 나누어 선거운동의 효율적인 방향을 설정하면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 업계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선거의 판세를 결정하는 3대 요인으로 돈, 조직, 바람을 꼽고 있으나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의 발달, 엄격해진 선거관리, 탈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해지면서 점차 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4월 분당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SNS를 이용한 직장인들의 퇴근길 투표라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GIS 선거 분석기법은 단순히 표와 숫자만을 나열하던 과거 선거판세 분석과는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GIS 기술로 만든 전자지도 위에 연령별, 직업별, 소득별, 성별 등 각종 유권자 데이터베이스를 표시할 경우 지역별 유권자 투표 성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GIS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었던 오세훈 시장과 한명숙 후보간의 선거 판세를 GIS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선거는 한나라당 오세훈 시장이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를 10,442표라는 근소한 차로 누르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 424개 행정동 중 초박빙으로 간주되는 1·2위간 득표차가 2% 이내인 경쟁동은 전체 70개로 전체 424개 동 중 16.5%에 해당한다.

이 지역의 투표자는 74만 1,460명이었으며 그 중 오세훈 시장은 34만 5,975표를, 한명숙 후보는 34만 9,541표를 득표했다. 이들 지역의 1·2위간 득표수는 평균 100표차로, 그 중 37개동은 100표차 미만이었다. 또한 10% 이상 득표율이 앞선 행정동은 한나라당 61개, 민주당 59개였다.

GIS 유나이티드 측은 각 구나 동 내에서도 소득 수준과 아파트 가격에 따라 정당 선호도가 확연히 갈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파트 가격 2억원대를 기준으로 그 이하는 민주당, 그 이상은 한나라당 강세였다. 특히 6억원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서는 행정동에 관계없이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선도소프트 측 관계자는 유권자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보다 세밀하게 구분되고 정확할수록 GIS 선거판세 분석의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다면서 향후 선거에서 GIS 선거판세 분석기술을 활용한 각 후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 등 선진국은 이미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GIS 선거판세 분석이 도입되었다. 대표적인 선거가 지난 2000년 대선이었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GIS기술이 선거판세에 적용되어 언론보도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